오선주의 첫사랑의 시 (ft. 나태주 시인의 재치와 작가 이기범의 에피소드)
10월 30일 하루에 정말 좋은 강의 두 개를 들었습니다. ^^ 먼저 나태주 시인님의 강연… 강연을 열 수 없다고 해서 시를 가져왔습니다. 그날 당신이 낭송했던 시… . 그리고… 이걸 어떻게 다 외우느냐고 묻자, 할 수 있는 것만 외운다고 겸손하게 대답하셨어요. ㅋㅋㅋ
(대나무 숲 아래) 바람이 구름을 몰고, 구름이 생각을 몰고, 또 생각이 대나무 숲을 몰고, 대나무 숲 아래 내 마음이 낙엽을 몰고 가느니라. 밤새도록 대나무 잎사귀에 별빛이 비추듯, 그을린 등에 얼굴은 젊고, 한밤중에는 대나무숲이 뒹굴고 있다. 밤 소나기 소리, 이따금 불어오는 밤바람 소리. 어제는 보고 싶다고 편지를 썼고 어젯밤 꿈에서 당신을 만나 쓰러져 울었습니다. 자고 나면 눈꺼풀에 마른 눈물자국이 생겼습니다. 겨울에는 산의 비단 안개가 전부 내 것이 아닙니다. 노을빛 구름만이 나의 것이다. 동구 밖에서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만 내 몫이다. 그리고 동구 외곽에서 피어오르는 밤안개만이 내 것이다. 모든 것이 내 것입니다. 아닌 것 같지 않은데, 가을이군요. 일찍 저녁을 먹고 우물가 근처를 산책하러 나온 달이 나의 차 한잔이다. 물에 떨어져 내 머리를 헹구는 달만이 나의 차이다.
이 시는 제가 십대였을 때 쓴 첫 시입니다. 실연의 상처를 안고… 하하하 관심있는 여자친구에게 편지를 보냈더니 그 여자의 아버지가 답장을 주셨는데… .나태 시인 중 이 시를 외우는 사람은 현 배우자인 아내뿐이다. -주의 시. 그때 그 사람이 내 옆에 있었다면 위로해줬을 텐데… 그렇게 말했잖아요. 나태주 시인의 아내도 멋지네요!!! 그녀는 ‘당신’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내가 잘 살기 위해서는 당신도 잘 살아야 한다. 당신 없이는 나도 없습니다. 이 시도 그 중 하나입니다.
마당을 쓸었다 마당을 쓸었다 땅 한 귀퉁이가 깨끗해졌다 꽃이 피었다 땅 한 귀퉁이가 아름다워졌다 내 마음에 시가 싹트었다 땅 한 귀퉁이가 더 밝아졌다 사랑해 이제 땅 한 귀퉁이가 더 깨끗해졌다 아름다워졌습니다.
멀리서 기도합니다. 내가 모르는 어딘가에.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는 당신으로 인해 세상은 다시 눈부신 아침이 됩니다. 당신이 모르는 곳에서 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쉬는 내가 있으니, 세상은 다시 한 번 조용한 저녁을 맞는다. 가을. 아이다, 제발 아프지 마세요.
긴 길을 함께 가자. 당신과 함께하는 긴 여정. 멀어도 가까워요. 아름답지 않아도 아름답습니다. 나는 그 길 위의 나무가 되어 당신에게 좋은 바람이 되고 싶습니다.
김종원 작가의 책 제목을 패러디했는데 정말… .ㅋㅋㅋ 어머니의 말씀만큼 좋은 시는 없습니다. → 어머니의 말보다 더 좋은 시는 없습니다. 그러다가 이런 시에 대해 배웠어요.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시
선주는 나태주 시인의 영향을 받아 이런 시를 지었나 봅니다. 솔직하게 말해 보세요. 지금 좋아하는 사람이 있나요? 하하하
서대문형무소역사박물관 저자 이기범 출판사 후배 김영사 출판 2012.05.11.
이기범 작가님의 강연 중에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게 만든 일화가 있었습니다. 저자가 아이들과 함께 역사탐방을 하다가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 갔을 때의 일이다. 초등학생 아이들과 함께 투어를 하고 있는 동안 일본인 할머니들이 가이드와 함께 오셨다. 그러나 초등학생들은 설명도 들어봐도 되느냐며 반대했다(자기들은 돈을 냈는데 할머니들은 그냥 하셨다). 듣고 계시나요.. ㅎㅎ) 작가님이 설득해주셔서 같이 역사 설명을 하러 다녔어요. 그러다가 갑자기 아이들이 멈추더니 할머니들이 90도로 허리를 굽혀 “고멘나사이, 고멘나사이”라고 하더군요… 만약 우리가 알았다면 사과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이 빌어먹을 지도자들이 역사를 왜곡하고 일본인들에게 가르치기 때문이죠… 미국에서 만난 일본인 친구들은 다 착하고 착했어요. 일본이라는 나라는 싫지만 사람은 정말 미워할 수가 없어요. 우리나라도 일본도 정치인이 문제인데… .자신의 이익만 챙기지 않는 리더가 되기는 힘들까요? …